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들어가는 말

이것저것 아티클 보거나 k8s 공식 문서 뒤적이다가 집중도 잘 안되고 해서 생각난 김에 쓰는 뻘글

 

나(우리)는 언제나 틀릴 수 있다.

개발 비스름한 일을 한지 거진 10년이 다돼가는데

처음부터 지금까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.

'이게 맞나...?' 

 

전에 비슷한 일을 해 봤다면 경험을 토대로 얻는 것, 잃는 것, 포기해야 하는 것 등을 구분할 수는 있다.

하지만 하는 일들은 대부분 새로운 일들이다.

맞는지 틀린 지 안갯속을 헤매면서 당장 눈앞에 있는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버그를 잡기 위해 개발하고 구성한다.

 

다만 당장 정답이라고 생각하거나,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답안지는 편린일 수밖에 없다.

그리고 운이 좋게 정답이라고 할 지라도 유효기간은 매우 짧다.

1년 뒤, 5년 뒤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.

그때 가서 갈아엎어 버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이겠지만, 그런 리소스는 잘 주어지지 않는다.

 

나: 이 컴포넌트 갈아엎어야 합니다.

M: 얼마나 걸릴까요?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나요?

나: 이런저런 효과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... 혼자서 하면 두어 달 걸릴 것 같은데요, 기존하고 동일하게 동작하게 할 수 있습니다.

 

'이런저런 효과'들은 당장 돈이 안 되는 성과들이다. 

아니, 내 시선에서 결국은 이게 싸게 먹힌다고 생각하지만 정량화가 어렵다. (약을 팔아야 할까...)

 

엔지니어로서는 명분이 있다.

우리는 회사원이다. 팀에, 조직에, 회사에 돈이 되는 (것을 입증할 수 있는) 짓거리를 해야 한다. (약을 팔아야 한다...)

 

그러면 별수 있나,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.

 

나(우리)는 틀릴 수 있다.

예측하지 말고, 틀렸을 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.

그게 코드 레벨이던, 패키지 레벨이던, 모듈 레벨이던, 전체 아키 레벨이던지

틀리면 틀리는 대로 나중에 고치는데 싸게 먹히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.

(기획이나 사업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에서 벗어난다. 할 수 있는데에서 할 만큼 해야지...)

 

(해보면서) 틀려야 한다.

초기 구상했던 것들이 얻어걸려서 잘 돌아가고,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.

운이 없는 거다.

기억에 남고, 경험으로 쌓이며, 오래오래 남는 것들은 '실패했던' 일들이다.

 

나에게 사업에 대한 오너십이 있다면 틀리면 안 된다.

하지만 아직은 엔지니어로서, 회사원으로서 아직까지는 그런 제약사항에서 자유롭다.

(어차피 틀리면 그 나름대로 자산이니)

 

오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. 틀리는 것도 적당한 수준에서 틀리는 거지 의도했던 기능이 안 돌아간다던가, 잘못 돌아간다던가 그런 건 잘못되었다. 우리는 돈 받고 일하는 프로다.

 

틀리기 위해서는 일단 해보아야만 한다. (저질러야 한다.)

아는 것보다 해본 게 유효하다.

 

spark 이랑 k8s 문서 깨작깨작 보고 있는데, 이것만 갖고는 성에 안찬다.

남들이 당했던 트러블슈팅 이력을 봐도 내가 당한 게 아니니 어차피 얼마 뒤면 잊어버릴 거다.

 

나가는 말

이러니 저러니 해도 겪어보고, 저질러보고, 당해봐야 안다.

답을 맞히는 것 자체도 중요하... 겠지만, 답을 찾는 과정에서의 고민들, 그리고 오답에 대해 복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

손으로 코딩하는 시간보다 눈으로 입으로 코딩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폭발하기 직전인 것 같다.

슬슬 저질러야겠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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